미술관과 라이브의 로맨틱한 만남, <어쨌든, 사랑>&<선셋 라이브 with 문수진>

 

서울숲에서 만나는 다채로운 로맨스의 순간,
디뮤지엄 성수 개관 특별전 + 라이브 스테이지 리뷰

 

전시 <어쨌든, 사랑 : Romantic Days>

 

전시기간 : 2022. 3. 16(수) ~ 10. 30(일)
개관시간 : 화-일요일 11:00 am – 8:00pm 개관
(토요일 11:00 am – 9:00pm 야간 개관)
관람요금 : 성인(20세 이상): 18,000원 / 청소년(14-19세): 9,000원 /
유아 및 어린이(36개월-13세): 6,000원 / 영아 (36개월 미만) 무료
장르 : 사진, 만화, 영상, 일러스트레이션, 설치
장소 : 디뮤지엄(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 83-21, 디뮤지엄)

 

라이브 스테이지
<선셋 라이브> with 문수진

 

공연일시 : 2022. 6. 25(토)
공연시간 : 오후 7시 30분
장소 : 디뮤지엄 M4 studio
관람요금 : 30000원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 83-21 디뮤지엄

 

작년 공사가 한창이었던 서울숲역을 기웃거리며, 그 으리으리함에 '이건 뭐지' 하고 궁금해했던 기억이 나. 그 안에 디뮤지엄이 있다는 걸 알고 놀랐지. 역 한복판에 미술관이 있다는 게 좀 신기하지 않아?
2021년 서울숲역에 개관한 디뮤지엄은 한남동에 있었던 디뮤지엄이 공사 기간을 거쳐 이전한 거야. 지하통로로 역과 직접 연결되어 관람객들이 더욱 쉽게 방문할 수 있게 되었고, 그와 함께 전시에 공연과 교육을 결합해 대중이 좋아할 법한 콘텐츠를 늘리겠다고 밝혔는데... 올해 3월 16일 오픈한 개관 특별전 <어쨌든 사랑 : Romantic Days>(이하 <어쨌든 사랑>)과 <선셋라이브>를 함께 즐기면서, 서울숲으로 이전한 디뮤지엄의 포부를 엿볼 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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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각으로 느끼는 사랑의 다양한 순간

<Spatial Illumination - 9 Light in 9 Rooms>(2015), <Youth>(2017), <I draw>(2019)… 한 번이라도 디뮤지엄에서 전시를 본 적이 있다면, 패션, 건축, 디자인, 사진 등 여러 장르에서 가장 핫한 테마를 주제로 대중이 즐길 수 있는 기획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을 거야. 이런 방향성에 대해서는 평가가 나뉘고 있지만, 관람객으로서 나는 디뮤지엄의 새로운 전시가 항상 기대돼. 디뮤지엄 서울숲 이전 후 첫 전시라 더욱 궁금하기도 했고 말야.

 

 

<어쨌든, 사랑>의 7가지 섹션은 각각 『언플러그드 보이』, 『크레이지 러브 스토리』, 『풀하우스』 같은 한국의 전설적인 순정만화를 모티브로 나뉘어 있어. 조회수 높은 유튜브 플리의 썸네일이나 최근 길거리, 인스타 패션에서 많이 보이는 섬세하고 낭만적인 선이 취향이라면 꼭 방문할 것! 아날로그 작화가 미디어를 만나 공간 속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그 감성(뭔지 알 것 같지!)을 더욱 극적으로 느낄 수 있었거든.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이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마지막 섹션의 마지막 작품, 『아르미안의 네 딸들』을 모티브로 한 미디어 작품을 고를래.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정면에 보이는 레 마누의 당당한 뒷모습이 감동적이었어. 강렬한 메세지가 담긴 장면 위에 흐르는 비극적 선율, 그 한 가운데에서 느끼는 공간감이 감동을 배가했지. 이런 공감각적인 자극은 <어쨌든, 사랑>의 매력포인트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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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넓은 장르, 300여 점의 작품

 

 

각 세션은 모티브가 되는 순정만화 작품으로 시작해 다양한 아티스트의 사진, 영상, 일러스트와 설치미술로 그 감성을 이어가. 예를 들면 제목같이 푸른 심연 앞에 놓인 『블루』(이은혜)속 세 주인공의 무빙컷 뒤로, <언젠가는 바라봐 주기를 간절히 바라던 그 밤>을 주제로 한 사진 작품이 이어지는 식이지. 예시로 든 『블루』 뒤로는 평범한 순간을 초현실적으로 담아내는 트리스탄 홀링스워스의 몽환적인 사진 작품, 깊은 고독 속의 치유가 느껴지는 마가렛 더로우의 서정적인 사진 작품이 이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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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석양과 함께 즐기는 미술관 라이브

 

대중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성수로 이전한 만큼, 모든 관람 과정에서 디뮤지엄의 크고 작은 변화를 느낄 수 있었어. 그중 하나는 전시, 공연을 감상하는 동시에 도시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는 것! 도시의 중심에 위치한 디뮤지엄 성수 건물은 유리 파사드가 전면을 감싸고 있지. 큰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과 풍경을 전시에 활용하고, 이 때문에 서울숲역의 일상이 작품에 녹아든다는 인상을 받게 돼.

 

 

나에게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문수진의 <선셋 라이브>였어. 최근에 앨범 [Lucky Charms!]를 발매했을 때 일주일 내내 전곡 재생했거든...:) <선셋 라이브>를 진행하는 M4 스튜디오의 전면 역시 유리창이야. 빌딩 숲 사이로 저무는 하늘을 보며 라이브가 시작하기를 기다리니 공연 전 설렘이 배가 되더라고.

 

 

<선셋 라이브>의 스탠딩석은 선착순이야. M4스튜디오는 넓지 않아서 혹여 늦게 입장해도 아무것도 안 보이는 곳으로 밀려날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난 사람이 붐비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뒷쪽으로 떨어져 라이브를 감상했는데, 공연과 함께 공간 전체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 만족스러웠어.
하지만 노래를 따라부르며 가수와 호흡하는 것을 공연의 묘미라고 생각하는 관객이라면 당연히 앞자리겠지? 라이브 중간중간 관객과 소통하는 시간이 있는데, 앞쪽에 있었던 관객들이 뜨겁게 소통하는 모습이 조금 부럽기도 했어. 성수동 고층 빌딩에서 낮에는 전시를 관람하고, 밤에는 홍대 지하 클럽의 열띤 바이브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새로운 경험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지.

 

공연 중엔 조명 때문인지 창에 블라인드를 내리는데, 마지막 곡이었던 <저 달>과 함께 블라인드가 올라가며 도시의 야경이 가수 뒤로 펼쳐지더라고. 가수와 관객이 함께 야경을 바라보았던 장면이 공연의 하이라이트로 마음속에 오래 남아있어. 

 

 

로맨틱한 전시와 여름밤 도시의 야경, 거기에 문수진의 진한 초콜릿같은 보컬까지! 난 전시와 공연을 하루에 함께 감상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어. 그 날의 감동이 더 선명하게 남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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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전시를 위한 공간을 라이브를 위해 공연장으로 활용한 것인지 직원 분께 여쭤봤는데, 성수동으로 이전하며 온전히 프로그램만을 위해 M4 스튜디오를 만들었다고 하시더라고! 이전 한남동에 있었을 때도 콘서트를 진행했지만, 그건 다목적 홀을 활용했던 거라 차이가 있지. 도심 한 가운데의 미술관이라는 특징을 십분 활용한 전시와 공연의 만남이 디뮤지엄이 말하는 '예술적인 일상'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것 같아. <선셋라이브> 역시 계속될 거라고 해. 글 작성일자 기준, 다음 타자는 R&B 루키 구원찬! 꺅!

일상 속의 감성 가득했던 하루는 여전히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 있어. 그래서인지 전시와 공연, 나아가 복합적인 장르를 앞으로 어떻게 엮어나갈지, 미술관이자 공연장으로 거듭난 디뮤지엄의 도전을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며 지켜보고 싶어.

 

 

참고자료
'디뮤지엄, 한남동에서 서울숲 인근으로 내년 이전'(20.12.29 연합뉴스)
'성수동으로 간 디뮤지엄, 무엇을 꿈꿀까'(22.07.08 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