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아트홀 시리즈Q 주제극장 <사천의 선인> - 돈💸이 많으면 착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다시 돌아온 영등포아트홀 시리즈Q 공연 리포트 타임~ 오늘의 리포터는 미도리와 코냑이야.🙌

대원들은 연극을 보는 이유가 뭐야? 코냑은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기 위해 연극을 봐! 극장에 들어갔다 나오면, 몇 시간 전에도 보았던 세상이 약간은 다르게 느껴지지.

 

&copy; From.21C 촬영

 

오늘 만나볼 공연은 자본주의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할 작품, 연극 <사천의 선인>이야. 연극사에 큰 획을 그은 20세기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극단 경험과상상이 21세기 영등포아트홀에서 선보였어!

 

&copy; 영등포아트홀

 

“우린 자본주의 사회에서 선한 사람으로 남아있을 수 있을까?”

 

영등포아트홀 기획공연, 연극 <사천의 선인>

시리즈Q 주제극장

 

공연기간 : 2022.10.28(금)-29(토)

공연장 : 영등포아트홀

관람연령 : 12세 이상

러닝타임 : 130분

극작 : 베르톨트 브레히트

연출 : 류성, 제작 : 극단 경험과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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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도

 

과거 선(善)이란 개념은 정의의 실현을 의미했지만,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는 그 의미가 전혀 달라져 버렸다.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종교적 믿음은

돈이 있어야 착한 일도 할 수 있다는

현실적 믿음 앞에 무력해졌다.

 

연극 '사천의 선인'은 이런 주제를 날카롭지만 유머러스하게 펼쳐놓음으로써

현대사회의 질서, 즉 체제의 문제를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게 한다.

 

 

📒시놉시스

 

착한 사람을 찾아 여행 중인 신(神)들은

가난한 사천지방의 셴테에게

계율을 지켜 착하게 살라고 당부하며 돈을 건넨다.

 

얼마 후, 돈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몰려든 부랑자들로 인해

뺏기고 당하면서 착하게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셴테는

가상의 인물 슈이타로 변장한다.

낮에는 착한 셴테, 밤에는 악한 슈이타로 살아가는

이중생활로 그의 삶은 점점 더 위태로워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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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사천의 선인>은 착한 사람을 가만두지 않는 세상에서 고통받는 셴테의 모습을 통해, 체제의 문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보게 만드는 작품이야. 신이 인정한 선인👼임에도 체제에 적응하지 못한 채 이루고 싶었던 것들을 잃어만 가는 모습에서, 선한 사람이 선하게 남아있기 힘들게 만드는 현실의 모습을 비추지.

 

&copy; 영등포아트홀

 

주인공 셴테는 언제나 인간에 대한 애정과 연민으로, 대가 없이 선을 베풀어. 그를 발견한 신들은 셴테를 '우리가 찾아 헤매던 단 한 명의 착한 사람'이라 칭하며 은화를 남기고 떠나.💰

발신인 미도리가 본 셴테는 '거절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어. 셴테의 행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신들을 대가 없이 재워준 것도 동네 물장수 소년이 떠밀다시피 했던 것을 거절하지 못해서 였고, 겨우겨우 담배가게의 주인이 됐는데도 가게를 점거하는 염치없는 부랑자들을 내치지 못해 손해를 보고 공간을 내어줬지. 게다가, 부당할 만큼 큰 대여 비용을 요구하는 가구 장사꾼에 맞서 당당하게 협상하지도 못하고 결국 원하는 대로 값을 지불하기로 했어. 주변인들의 갈취가 점점 견디기 힘들어지자, 거절할 줄 모르던 셴테는 냉철하고 실속있는 가상의 사촌 오빠 ‘슈이타’🤠로 변장해서 그를 연기하길 선택하지.

 

&copy; 영등포아트홀

 

참고로 발신인 미도리는 착한 셴테가 악한 인물 슈이타로 변장해서 사천의 인물들에게 복수한다는 줄거리 설명을 어느 정도 읽고 극을 감상했어. 그래서 내심 슈이타가 염치없는 사람들을 응징하는 소위 사이다 전개를 기대했거든. 그런데 충분한 자산과 손익을 챙길 줄 아는 냉정함을 가진 슈이타마저 결국 뜻을 관철하는데 실패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 평소에 돈은  주도권과도 같다고 생각했고, 돈이 있으면 더 쉽게 원하는 걸 이룰 수 있으니 선행도 많이 베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실제로 셴테가 비행사를 꿈꾸는 남자 '양순'과 사랑에 빠졌을 때, 그에게 돈은 사랑하는 사람을 도울 수 있는 힘이기도 했어. 그러나 지나고 보니 셴테는 양순에게 이용당했을 뿐이었고, 그의 마음은 어떤 보답도 받지 못했어.💔

 

&copy; 영등포아트홀

 

슈이타는 자신을 버려가며 남을 도왔던 셴테와 다르게 공장을 지어 부랑자들이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체제를 만들었어. 하지만 그들을 돕는 데엔 결국 실패해. 더 많은 사람을 돕는 데에 돈을 쓰려다가, 당장 오늘을 살아갈 월급이 필요한 부랑자들이 그를 잡아 재판에 넘겼거든.⚖ 슈이타는 셴테와 달리 사회적 권위까지 있었는데도 선한 목표를 이루는데 실패했어. 악하고 무례한 부자들은 오히려 존중받으며 원하는 걸 쉽게 얻어내는데, 사람들을 돕고 싶어 하는 셴테와 슈이타가 번번이 배신당하고 실패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씁쓸해졌지.

 

&copy; 네이버 영화

 

<사천의 선인>을 감상하다 보니, 일본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 떠올랐어.💭

작품의 주인공인 '마츠코'는 셴테와 같이 여자고, 사랑에 쉽게 빠지고 상대에게 무엇이든 베풀고 싶어해. 모두가 사랑하던 마츠코의 이름 앞에 '혐오스런'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는 뭐였을까? 그건 여러 상대에게 베풀었던 완전하고 댓가 없는 사랑이 매번 비극으로 끝나면서, 다시는 사랑하지 못하도록 스스로를 방안에 가뒀기 때문이었어. 영화의 주인공 마츠코는 셴테와 매우 닮아있지. 연민과 배려의 덕목을 가진 선한 인물이지만 실은 손에 무엇도 제대로 쥐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휘둘리는 모습이 그래.

 

어째서 선을 베풀려는 마음은 성공하기 어려운 걸까?🤔 발신인 미도리는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하다가, 극 중 대사 하나가 떠올랐어. 셴테를 만나기 전, 착한 사람을 찾아 헤매던 신들은 이렇게 말해.

 

"대가 없이 잘 곳을 베푸는 착한 사람이 정말 단 한 명도 없단 말이야?"

 

&copy; 영등포아트홀

 

선의 가치는 멀고, 생활의 고통은 가깝지. '조건 없이 베푼다'라는 셴테가 실천했던 선은 자본주의 체제 속 부랑자들에게 먹잇감이 되었고, '더 많은 사람들을 구제한다'라는 슈이타가 실천했던 선은 '당장 공장 노동자들은 오늘 뭘 먹고 살란 말인가'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어. 셴테를 제외하고는 현실의 고통을 견디면서 보이지 않는 걸 추구할 수 있는 사람이 사천에 없던 게 실패요인 아니었을까? 선을 실천하는 것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사천에 몇 명만 더 있었다면 이야기의 끝이 달라졌을 거야. 선하다는 것은 당장 효과가 눈에 보이지 않아서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지만, 마치 들불🔥처럼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질수록 번지고 커져서 여러 사람의 생각마저 변화시키니까 말이야.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선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더 많았더라면, 사천의 부랑자들도 다르게 사는 방법을 깨달았을지도 몰라.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에서, 마츠코 사후에 그의 삶을 추적하던 조카는 그가 남긴 말을 발견해. "인생의 가치는 말이야. 다른 사람에게 뭘 받았는지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뭘 주었는가로 정해지는 거야." <사천의 선인>을 감상하면서 선한 목표를 가지는 데에 따르는 어려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어려운 것인 만큼 우리 주변의 셴테가 지치지 않도록 나부터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 From.21C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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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곳에서 사랑받아온 희곡을 극단 경험과상상만의 해석을 담아 올린 공연인 만큼, 연극 <사천의 선인> 연출 포인트가 무엇일지 눈 여겨보지 않을 수 없겠지? 발신인 코냑과 미도리가 인상 깊게 본 포인트 3가지를 알려 줄게!✨

 

&copy; 영등포아트홀

 

📍Point 1. 노란 낙엽길을 통한 무대 공간 확장

무대 다운 스테이지*에 노란 낙엽을 가득 깔아 둬서 공간 분리 효과를 줬어. 배우가 낙엽 위에 서면 그 순간 다른 공간으로 전환되어 무대가 더욱 풍성하고 공간감 있게 느껴졌지.

이를 통해 극장 내에서 짙은 가을 느낌도 받을 수 있었어. 지금의 계절감과 잘 맞는 무대 덕분에 1940년대 지어진 작품을 현재의 시점에서도 공감하며 바라볼 수 있었던 거 같아.

그리고 낙엽이 가진 다양한 이미지를 활용해 장면의 분위기를 극대화한 점도 인상 깊어. 슬프고 씁쓸한 장면들에서는 낙엽이 가진 쓸쓸한 느낌을, 셴테와 양순의 사랑이 시작되는 장면에선 낙엽이 가진 또 다른 이미지인 로맨틱함을 활용했지.

 

*다운스테이지(Down Stage) : 무대 위에서 관객을 바라보고 있을 때, 객석과 가장 가까운 무대의 앞쪽, 바깥쪽 구역을 뜻함.

 

&copy; 영등포아트홀

 

📍Point 2. 슈이타로 변신하는 과정

무대 위에서 한순간에 선인이 악인으로 변하는 모습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코냑은 셴테 역의 배우가 무대 뒤나 암전의 순간에 인상착의를 바꿔 슈이타가 되거나, 혹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한 장면처럼 몸의 측면을 활용할 것이라 예상했어. 그런데…! 그 예상을 완전 깨버렸지. 셴테는 무대 위에서 슈이타가 되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어. 셴테가 슈이타가 될 때마다 말도 안 되게 키가 큰 기괴한 악마😈의 형상을 한 인물이 무대 위로 등장해 검은 중절모와 코트, 지팡이 등을 가져다줘. 그리고 셴테는 그 자리에서 바로 중절모를 쓰고 옷을 갈아입지. 스스로 만들어 낸 또 다른 자아인 슈이타로 변할 수밖에 없던, 벼랑 끝에 내몰린 셴테의 감정을 더욱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던 거 같아.

 

&copy; 영등포아트홀

 

📍Point 3. 동시대적 요소 적극 활용

원작 ‘사천의 선인’은 약 80년 전에 만들어진 작품이야. 하지만, 극단 경험과상상은 동시대적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2022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익숙한 요소들을 적극 활용했어. 마치 코로나19 방역하는 모습처럼 방역업체가 와서 부랑자들에게 소독약 같은 걸 뿌린다든지, 물장수가 양 끝에 양동이가 달린 긴 막대를 이고 다니는 게 아니라 현대적인 디자인의 물가방을 들고 다닌다든지 말이야. 그래서 희극적인 장면에는 더 유쾌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이 작품이 말하고자 바를 지금의 사회에 적용하며 감상하기도 더 쉬웠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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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 From.21C 촬영

영등포아트홀 기획공연 시리즈Q의 Q는 공연의 Qsign과 질문 Question의 앞 글자를 따왔다고 해. 공연과 질문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자 하는 영등포아트홀의 바램이 담겨있지!🧡

시리즈Q에서 선보이는 공연마다, 작품과 관련된 질문이 주어져. 영등포아트홀을 방문할 때마다 이번 공연에는 어떤 질문이 주어질까 기대하며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하지~ 공연 전후로 내가 생각하는 질문의 답이 달라지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야!

<사천의 선인>의 첫 번째Q,
여러분에게 선이란 무엇인가요?

 

발신인 코냑🥃

선은 [상대적]이다.

자본주의의 사회에선 내가 얼마큼의 돈을 가지고 있는 것은 누군가는 그만큼의 돈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해. 선도 비슷한 것 같아. 내가 누군가에게 하는 선행이 다른 이에게는 악행으로 느껴질 수 있지. 유명인들이 해외 자선단체에 기부를 했다는 기사에 ‘우리나라에 못 사는 사람들이나 챙겨주지’라는 내용의 댓글들이 달리는 것처럼 말이야.😅 이렇듯 선은 상대적이라 어떤 행동이 ‘선’이고 ‘악’인지 규정할 수 있을지도 참 모호한 것 같아.

 

<사천의 선인>의 두 번째Q,
우리의 삶 속에서 선인과 악인을 나눌 수 있을까요?

 

발신인 미도리🍹

선인과 악인을 나눌 수 [없]다.

작품 속에선 선역과 악역을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우리 삶 속에선 그렇지 않아. 영원한 선인도, 영원한 악인도 없다고 생각해. 행동하는 사람도, 판단하는 사람도 상황에 쉽게 좌우되니깐 말야.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잠시 현실과 거리를 두고, 나라면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할지 나름대로 마음을 정해서 정말 그런 상황이 왔을 때 용기를 내보는 거야.🔥 그냥 나름대로의 선의 기준을 세우고 지키는 거지. 타인을 평가하고 분류하기란 어려워.

 

대원들이 생각하는 선은 뭐야? 의견을 댓글로 공유해 줘! 선에 대한 고찰과 의견 공유가 많아질수록 좀 더 나은 세상이 만들어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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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등포아트홀 시리즈Q 공연 리포트는~? 두구두구! 바로 고블린 파티의 어린이 무용 동화 <공주전>이야. 프리씨의 발신인들이 공주들과 함께 떠난 여행기를 기대해 줘!🤸‍♂️

 

영등포아트홀의 금전적 지원을 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
시리즈Q 브랜딩 디자인: 이스트스튜디오
사진 제공 : 영등포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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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6 - [From.21C] - 공연의 미래를 꿈꾸다, From.21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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